반도체를 비롯한 전자부품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이어 게임기 가격도 오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환율, 관세, 제조원가 부담이 겹치면서 소니·닌텐도·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콘솔 3사가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서며 이른바 '콘솔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2일 한국닌텐도에 따르면 닌텐도 스위치2는 오는 9월 1일부터 기존 64만8000원에서 75만80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된다. 인상률은 약 17%다. 닌텐도는 지난 5월에도 기존 스위치 제품군 가격을 조정했다. OLED 모델은 41만5000원에서 46만5000원으로 5만원 올랐고 일반 모델은 36만원에서 41만원으로, 스위치 라이트는 24만9800원에서 27만98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와 MS도 주요 콘솔 가격을 잇달아 올렸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플레이스테이션5 프로는 129만8000원으로 주요 콘솔 가운데 가장 비싼 제품이다. MS도 최근 엑스박스 시리즈 X 등 주요 콘솔 가격을 인상했으며, 미국에서는 최상위 모델 가격이 799.99달러까지 올랐다.
콘솔은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기 위한 전용 게임기다. 최근 출시되는 대작 게임은 용량이 수십~100GB를 넘는 게 많아 기본 저장공간만으로는 부족한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플레이스테이션5 이용자들은 게임 설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별도로 SSD를 추가 장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콘솔 본체 가격에 저장장치와 추가 컨트롤러, 게임 타이틀 구매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게임을 시작하기 위한 초기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콘솔 가격 상승은 반도체 가격 상승 때문이다. 올해 1분기 PC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사들의 재고 부족과 맞물려 일반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90~95% 폭등했다. 역대 최대 분기 상승률을 기록했다. 5월에는 PC용 범용 DDR4 D램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20달러 선에 진입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6월 들어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3분기에는 D램 가격이 최대 20% 오르는 등 다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C와 게임기 저장장치로 사용하는 SSD의 핵심 부품인 낸드플래시 역시 공급 부족과 제조사의 라인 전환으로 가격이 쉴 새 없이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메모리카드, USB메모리 등에 사용되는 범용 낸드플래시(128Gb MLC)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8.82달러로 전월 대비 8.72% 상승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8개월 연속 상승했다. 하반기에도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며 최장 연속 상승 기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반도체 공급 부족 원인은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수익성 높은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라인을 우선 배정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익이 많이 남는 제품을 우선 생산하며 이익이 박한 콘솔게임기, 개인용 PC용 제품의 공급 제한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게임업계는 내년에도 콘솔게임기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더해 전쟁 여파로 환율과 물류비 역시 상승세라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내 게임사들의 주력 플랫폼인 PC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완제품 PC 가격이 2배 넘게 급등하자 게임용 PC 판매량 역시 급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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