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파산 불똥 튈라…점포 대출 놓고 은행·저축은행 신경전

  • 금감원, 3일 연속 업권별 대주단 간담회

  • "성급한 회수보다 협의 통한 충격 최소화 주문"

홈플러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 임차점포 대출 만기를 앞두고 금융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은행 등 선순위 금융회사와 후순위로 돈을 댄 저축은행권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대주단 협의도 고비를 맞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폐지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임대료가 제대로 들어올지, 담보 가치가 유지될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부터 3일 연속 금융업권별로 홈플러스 임차점포 관련 대주단 간담회를 열었다. 금감원은 임차점포 대출 규모와 만기 현황, 금융사별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임차점포 대출의 직접 차주는 홈플러스가 아니다. 점포를 소유한 건물주나 해당 부동산을 담은 부동산펀드·리츠, 또는 이들이 세운 특수목적회사(SPC)가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다. 홈플러스는 이 점포를 빌려 쓰는 임차인이다. 다만 차주가 대출을 갚는 핵심 재원이 홈플러스가 매달 내는 임대료이기 때문에, 홈플러스의 회생절차가 흔들리면 차주의 상환 능력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홈플러스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어지고 임대료가 들어오면 문제가 크지 않다. 하지만 회생절차가 폐지되거나 파산으로 이어질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임대료가 깎이거나 점포가 문을 닫거나 임대차 계약이 해지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차주인 건물주·부동산펀드·리츠·SPC의 대출 상환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당장 일부 대출은 다음 달 5일 만기가 돌아온다. 임대료와 이자가 정상적으로 들어오는 점포는 만기 연장에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홈플러스 임대료에 크게 의존하는 점포는 회생절차 결과에 따라 만기 연장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대주단 협의의 핵심은 선순위 금융회사와 후순위 저축은행의 입장 차이다. 은행 등 선순위 금융회사는 담보권을 실행하면 빌려준 돈을 비교적 먼저 회수할 수 있다. 반면 후순위 저축은행은 선순위 금융사가 먼저 돈을 가져간 뒤 남는 재산에서 돈을 받아야 한다. 담보 가치가 떨어지거나 매각 가격이 낮아지면 저축은행이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이 성급하게 돈을 회수하려 하기보다 대주단 협의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홈플러스 정상화 가능성이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규 자금 조달이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자금 지원 주체 간 협의가 진전되면 임차점포 대출의 불확실성도 줄어들 수 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도 홈플러스 영업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금융사들이 제각각 담보권 실행이나 채권 회수에 나서면 오히려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점포 매각이 한꺼번에 진행되면 부동산 가치가 떨어질 수 있고, 홈플러스 정상화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당국은 개별 회수보다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모든 임차점포 대출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가 건물 일부만 빌려 쓰는 점포나, 부동산펀드·리츠가 다른 우량 자산을 함께 보유한 경우에는 대출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문제는 홈플러스 임대료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점포다. 특히 저축은행권은 이미 부동산 PF 부실과 연체율 상승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 관리 부담이 커진 상태다.

후순위 비중이 큰 저축은행권은 손실 가능성을 가장 민감하게 보고 있다. 저축은행권의 홈플러스 리츠 관련 익스포저는 후순위 담보대출 376억원과 보통주 투자 100억원 등 모두 476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점포별 위험도는 다르지만, 홈플러스 파산이 확정되거나 임대료가 끊기면 후순위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손실이 날 수 있다”며 “다만 저축은행권 전체 익스포저 규모가 크지 않아 업권 전체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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