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누르기 방지법' 연내 처리 탄력…저PBR 재평가 신호탄 될까

자료신한투자증권
[자료=신한투자증권]
주가 저평가를 유발하는 기업 승계 유인을 차단하기 위한 이른바 '주가누르기 방지법'이 하반기 들어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지도부 교체로 상임위 심사와 정부 세법개정안 반영이라는 두 가지 입법 경로가 모두 열리면서 연내 처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주가누르기 방지법' 추진 상황을 공개하며 7월 말 발표될 정부 세법개정안 반영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사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법안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으로, 현행 상장주식의 시가 평가 방식을 일부 손질하는 것이 핵심이다. PBR(주가순자산비율) 0.8배 미만 상장사의 상속·증여세 평가 시 시가뿐 아니라 순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함께 반영하도록 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할 유인을 줄이자는 취지다.

그동안에는 국회 기재위원장을 야당이 맡고 있어 상임위 심사가 쉽지 않았다. 이에 정부 세법개정안 반영이 사실상 유일한 통로로 거론됐지만, 지난달 하반기 기재위원장에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선임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재위 간사 역시 코스피5000 특별위원장을 맡았던 오기형 의원이 맡게 되면서 상임위 차원의 논의도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최대 변수는 이달 말 발표될 정부 세법개정안이다. 세법은 예산부수법안인 만큼 정부안에 포함되면 국회법에 따라 연말 본회의 자동상정이 가능하다. 이 의원도 최근 기획재정부 차관과 면담한 데 이어 실무부서를 잇달아 만나 정부안 반영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으며, 기재위 지도부와도 법안 통과 전략을 의논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법안을 상법 개정에 이은 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후속 조치로 해석한다. 최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중심의 실적 개선으로 국내 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은 높아졌지만 상당수 기업은 여전히 장부가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법안 효과가 모든 저PBR 기업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기업보다 지배구조와 자본배분 문제로 할인받아 온 기업에서 정책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자산 재평가, 투자자 소통 강화 등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펼칠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재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단순히 저PBR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정책이 아니라 기업의 인센티브 구조를 바꾸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실질적인 수혜는 펀더멘털이 약한 기업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안정적이고 주주환원 여력이 있는 기업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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