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경영권 확대 가속화…사장단 인사 화두는 성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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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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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계자 지위 공고해져, 향후 행보에 관심 집중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재계에서는 바야흐로 이재용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을 보좌해왔던 측근들이 승진 대상에 이름을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조직 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삼성의 이번 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해 이뤄졌다. 이돈주 삼성전자 부사장 등 스마트폰 사업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 주역들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관심을 모았던 삼성전자의 DMC 부문 총괄 부회장은 계속 공석으로 남게 됐다. 윤부근 생활가전(CE) 사장과 신종균 IT·모바일(IM) 사장 체제를 유지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 이재용 시대 개막…경영권 확대 행보 가속화

이 부회장은 5일 실시된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지난 2010년 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 만에 또 다시 부회장으로 한 계단 더 올라섰다. 그동안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경영지원 업무에 주력했던 이 부회장은 이번 승진으로 최고 경영진의 입장에서 사업 전반을 챙기게 됐다.

당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승진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경영권 강화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어 승진 명분이 충분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이 부회장의 조직 내 영향력도 커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상훈 전략1팀장 사장은 삼성전자 DMC부문 경영지원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의 재무를 총괄하는 자리인 만큼 이 부회장의 경영권 확대 행보에 힘을 실어줄 공산이 크다.

다만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승진이 경영권 승계 작업 가속화로 해석되는 데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날 사장으로 승진한 이인용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 회장이 주 2회 출근을 계속하고 연 100일 이상 해외출장을 다닐 정도로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의 승진을 경영권 승계와 연관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 성과주의 원칙 적용

이 회장의 세 자녀 중에서도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이 부회장만 승진 대상에 포함됐다. 사장 승진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보직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성과주의 원칙은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실적 개선을 이끈 삼성전자의 이돈주 부사장과 홍원표 부사장은 모두 사장으로 승진한 반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박준현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이번에 신설된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담당 사장으로 밀려났다.

박원규 삼성코닝정밀소재 부사장은 영업이익 급증에 힘입어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이인용 부사장도 사내·외 소통강화와 그룹 이미지 제고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올라섰다.

반도체를 비롯한 그룹 차원의 핵심기술을 발굴·육성한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삼성전자 DMC부문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던 윤주화 사장은 제일모직 패션부문장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의 선진 경영관리 노하우를 제일모직에 접목시키기 위한 조치다.

전자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삼성전자 DMC부문 총괄 부회장은 결국 선임되지 않았다. 이 또한 성과주의를 고려한 결정이다. CE부문과 IM부문이 모두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조직 개편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인용 사장은 “DMC부문장은 별도로 두지 않기로 했다”며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이 협의와 조율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현행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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