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이 13일 진통 끝에 통과됐다. ‘직’까지 걸었던 김상곤 혁신위원장의 혁신안이 1차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이 안건은 오는 20일 중앙위원회에 상정한다.
하지만 계파 갈등의 최대 화약고인 △최고위원제 폐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인선 등이 이번 당무위 안건에서 배제된 데다, ‘사무총장 폐지’ 안건도 당무위 대비 최대 8배나 인원이 많은 중앙위에서 격론이 불가피해 최종 의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국회에서 당무위원회를 열고 ‘사무총장 폐지’를 비롯해 △부정부패 등으로 직위 상실 시 재·보궐선거 무(無)공천 실시 △당원소환제 도입 등에 따른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당무위원 정원 66명 중 35명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29명, 반대 2명, 기권 4명로 통과한 것이다.
현역 의원의 선거 120일 전 지역위원장 사퇴, 당비 대납 원천 금지 및 대의원 상향식 선출제 도입 등에 따른 ‘당규 개정안’은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이는 100여명 안팎의 현 당무위원 중 다수가 ‘문재인 체제’ 이후 참여한 당직자로 구성된 것과 무관치 않다.
문재인 대표는 당무위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안이 다 받아들여졌다. 20일 중앙위에서도 혁신안이 잘 처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당무위원들이 흔쾌히 동의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관전 포인트는 △당무위 안건의 중앙위 의결 가능성 △오는 9월 의결이 예정된 최고위원제 폐지·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등 혁신안 지연 논란이다.
전자의 경우 당무위원회와는 달리 친노(친노무현)계가 중앙위에서 절대적 수적 우세를 점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노(비노무현)계의 극한 반발로 혁신안이 막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당 창당설에 휩싸인 박주선 의원은 이날 ‘김상곤 혁신안’과 관련, “본질적인 내용은 덮어두면서 지엽적인 내용만 제안하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친노계가 ‘당 대표의 기득권 포기’ 등의 핵심을 건들지 않은 채 ‘수박 겉핥기식’ 내용에 매몰한다면, 당의 원심력만 증폭될 수 있다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계파 내 첨예한 갈등을 부른 최고위원제 폐지 등을 오는 9월 중앙위로 연기한 것도 논란거리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애초 세부적인 내용을 다듬어서 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지만, ‘김상곤 혁신위’가 혁신안을 밀어붙일 수 있는 동력이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상곤 혁신안이 첩첩산중에 파묻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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