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 투발 전략폭격기 B-52 ‘스트래토포트리스’와 B-2 ‘스피릿’이 대북(對北) 억제 메시지를 분명히 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마련해 한반도에 전개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양국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된 핵전력 운용 공동기획(Joint Planning)과 공동연습(Joint Exercise)에 관한 후속조치다.
3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북한 핵 대응을 위해 미국 보유 핵전력 자산 운용에 관한 정보 공유, 공동 기획, 이에 따른 공동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지난 2013년 3월 B-2 폭격기가 북한 3차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되자 한반도 상공까지 날아와 군산 앞바다 직도 사격장에 훈련탄을 투하한 것도 스노캣 훈련이다. 그러나 당시 훈련은 시나리오에 기반을 두지 않고 현시(顯示·showing the flag) 목적으로 실시됐다.
시나리오를 짠 뒤 스노캣 훈련을 한다는 것은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의미다. 한국이 미국의 핵 기획과 핵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긴다는 것이다.
나토 동맹국들은 ‘핵 기획 그룹’(NPG)을 통해 미국의 핵 기획에 참여한다. 유럽 핵 기획 핵심적인 역할은 미국 전략사령부에서 수행하고, 유럽국가들은 유럽사령부가 관여하는 작전 통제와 사후 평가 등 일부 과정에 참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미국이 핵무기 사용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이며 최종적인 권한을 미국 대통령만이 보유한다는 ‘단일 권한’(Sole Authority)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핵 기획 참여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편, B-52는 1950년대 냉전 시절 핵공격으로 위협하는 소련에 보복차원에서 만든 전략무기다. B-52 폭격기는 적의 지하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2000파운드(약 1t) 폭탄을 최대 24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베트남전에서는 729회를 비행하면서 무려 1만5000t 이상의 폭탄을 쏟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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