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인공지능(AI) 테마가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AI 관련주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투자경고, 매매거래 정지 등 조치가 잇달아 내려졌다. 지난해 이차전지 광풍이 일었다면 올해는 AI 광풍이 시장을 휩쓰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스트소프트는 이날 하루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지난 10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주가가 2일간 40%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스트소프트의 새해 수익률은 164.55%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대주주인 오픈AI가 GPT 스토어를 내놓자 급등했다.
올해 146.32%나 오른 한글과컴퓨터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93.64% 상승한 폴라리스오피스는 지난 12일 단기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면서 3거래일간 단일가 매매 방식이 적용됐다. 그러나 단기과열 종목에서 해지된 이후에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주가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온 디바이스 AI 관련주도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가 최근 첫 번째 AI 내장형 스마트폰인 '갤럭시S24'를 발표하면서 수혜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날 픽셀플러스(30.00%), 어보브반도체(29.96%), 슈프리마에이치큐(29.96%), 제주반도체(16.95%), 큐알티(10.12%) 등 여러 종목이 나란히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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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주뿐만 아니라 대형 반도체주도 영향을 받았다. 이번 주 방한하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협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중 14만5400원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상장지수펀드(ETF)도 양호한 상승세다. 'KOSEF 글로벌AI반도체'는 15.64%,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는 10.51% 오르는 등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 주가 상승이 반영됐다.
국내 증시에서 AI 테마가 강세를 보이는 건 코스피가 7% 넘게 하락한 가운데 AI 성장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기술 박람회인 이번 CES 2024에서도 주요 화두는 AI였다. AI가 주목받는 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는 점 때문이다. AI 데이터 처리를 위한 반도체,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해 필요한 부품과 기술력, 전력 소모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등 폭 넓은 산업과 협업이 필요하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챗GPT 서비스 출시 이후 지난 1년여가 생성형 AI 등장 이후 AI 알고리즘의 활용 가치를 모색하는 기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AI 알고리즘이 적용됨에 따라 변화와 성과가 본격적으로 확인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AI 시대'를 맞아 주목하고 있다. 최근 토스증권은 올해 주식시장에서 주목할 키워드로 AI 기술과 금리 인하, 미국 대선을 꼽았다. AI 반도체 외에도 온 디바이스 AI, 생성형 AI 등 다양한 사업이 본격화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서 폭 넓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챗GPT가 출시된 이후 최근 들어 AI와 관련해 산업들이 어떻게 발전해 갈지 정리가 되면서 향후 성장성 매우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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