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부진·소비 위축 장기화에…커지는 '피크 코리아'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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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서 기자
입력 2025-01-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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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연간 GDP 2.0%…건설투자 -2.7%로 감소 전환

  • 상경계열 교수 10명 중 6명 "'피크 코리아' 시각 동의"

사진개티이미지뱅크
[사진=개티이미지뱅크]
건설경기 부진 장기화와 소비 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지난해 한국 경제가 2.0%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와 이에 따른 정치 난맥상으로 경제주체의 심리적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가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피크 코리아' 가능성도 제기된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속보치)은 0.1%에 그치며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2.0%를 기록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상고하저' 흐름을 보였다. 1분기 1.3% '깜짝 성장'으로 기대감을 키웠지만 2분기 -0.2%로 역성장한 뒤 3·4분기 0.1% 성장에 그쳤다. 특히 4분기 0.5% 성장이 예상됐지만 12·3 비상계엄과 이에 따른 탄핵,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두 개 분기 연속 0% 초반대 성장을 기록했다.

정부소비, 설비투자, 수출은 증가 폭을 키웠지만 길어지고 있는 건설투자 축소와 내수 위축이 발목을 잡았다. 수출은 고부가가치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6.9% 늘어나며 성장을 견인했다. 이에 따른 설비투자도 1.8% 증가했고 정부소비도 1.7% 늘었다.

반면 건설투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감소세다. 연간으로도 2023년 1.5% 증가에서 지난해 -2.7%로 역성장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1.1% 증가에 그쳤다. 3·4분기 연속 0%대 성장률 영향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역성장한 2020년(-4.6%)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이날 "2023년 건설 수주 부진과 4분기 대규모 아파트 입주에 따른 마무리 공사 실적이 1분기로 이연될 것으로 보이면서 건설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지방 건설사들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년 상반기에도 어려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암울하다. 정부는 연초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1.8%로 예측했다. 지난해 말 전망에서 1.9% 성장을 내다본 한은은 최근 성장률 기대치를 1.6~1.7%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우리 경제 성장이 이미 최고점을 기록했으며 하락할 일만 남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11월 국내 주요 대학 상경 계열 교수 1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66.7%가 '피크 코리아' 시각에 동의했다. '어느 정도 동의'는 52.3%, '매우 동의'는 14.4%였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성장 엔진이 점차 식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준모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노동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심각하다"며 "당장 출산율을 높이더라도 노동시장에 진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외국 인력 대규모 도입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허인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도 "경제 활력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피크 코리아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여성의 노동 참여율을 높이고 국내 주요 산업의 기술 개발을 장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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