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미·중 2차 무역전쟁, 극적 타결이냐 확전이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5-02-05 16:3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美 관세폭탄에 中보복관세 등 맞불

  • 관세 발효는 10일…무역전쟁 분수령

  • 대화 여지 남았으나 합의 쉽지 않아

  • 협상·결렬 반복 '지루한 싸움' 예상

  • 美, EU도 정조준…글로벌 통상전쟁 '전운'

미중 무역전쟁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대중국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맞서 보복관세를 비롯한 반격 카드를 날리면서 미·중 무역전쟁 제2라운드 포문이 열렸다. 다만 양국 모두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타결이냐 확전이냐의 갈림길에 선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대로 4일(현지시간) 0시 대중국 10% 관세 인상 조치가 정식 발효되자마자 중국은 즉각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석탄·석유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10∼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또 텅스텐·몰리브덴 등 광물 수출 통제, 미국 빅테크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조사 개시, 미국 일부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올리는 등 반격 조치로 맞섰다.

다만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국무원 승인을 받아 오는 10일부터 개시한다며 엿새간의 '말미'를 뒀다. 사실상 미국과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오는 10일이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역전쟁 포문···아직 열려 있는 '대화의 문'

사실 중국의 반격은 미국의 '관세폭탄'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절제됐고 ‘상징적 의미’가 컸다는 평가이다. 블룸버그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의 반격 조치를 "겉으로는 중국이 액션을 적극 취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추가 보복을 초래하는 것으로 간주되지 않을 정도"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제 분석 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의 맞불관세는 사실상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실효 관세율을 전반적으로 2% 포인트(P) 인상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평가이다. 

왕이웨이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홍콩 명보에 "이는 중국으로선 강력히 대응하지 않으면 한도 끝도 없이 탐욕을 부리는 트럼프 성격을 감안해 적시에 효과적으로 반격해 트럼프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고 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도 4일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괜찮다"(that's fine)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는 적절한 때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중국 관영 매체도 미국을 향해 '대화의 문'이 열려있음을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논평에서 "중국은 무역 관계에 대한 미국의 퇴행적·근시안적 접근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의 새로 발표된 반격 조치가 발효하기까지 5일가량 남은 점을 고려하면, 양국에는 무역전쟁의 무분별한 확대를 피하기 위한 길을 협상할 시간이 여전히 있다"고 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양국이 관세 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으며, 중국은 앞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복원을 제안하려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2020년 1월에 체결된 이 협정에서 중국은 2017년을 기준으로 2000억 달러 이상의 미국산 완제품·농산물·에너지 제품 및 서비스 구매를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다만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여파로 중국은 합의를 이행하지 못했다.

헬렌 차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이 어떤 양보를 하는지에 따라 향후 협상 모습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으로선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산 석유 가스 수입 확대, 위안화 환율 안정, 1단계 무역합의 이행 등 다양한 협상 카드를 섞어 쓸 것이란 관측이다.
 
이제 시작일 뿐···협상·결렬 반복 '지루한 싸움' 될까

다만 양국이 신속한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재평가 결과를 4월 1일까지 제출하도록 한 데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 삼은 펜타닐과 파나마 운하 문제를 놓고 양국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중 관세 전쟁 1라운드는 22개월 동안 협상과 결렬을 반복하며 합의점을 찾은 만큼 이번 2라운드 역시 지루한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대중국 관세는 ‘사격 개시’일 뿐이었다. 우리가 합의하지 못하면 중국 관세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경고한 만큼 양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무역전쟁이 확산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한편 트럼프 1기 때 중국만 정조준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은 물론 동맹인 멕시코·캐나다·유럽연합(EU)까지 무차별적으로 관세폭탄 표적으로 삼으며 글로벌 무역질서를 뒤흔드는 통상 전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시행을 한달 유예하기로 했지만, 최근 트럼프는 "EU가 미국을 학대해왔다"며 연일 EU를 비난, 유럽과 무역전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4일(현지시간) "우리는 필요한 곳에서 거친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고, 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EU는 경제력이나 무역총량에서 미국보다 약하지 않다”며 “EU와 미국이 무역전쟁을 하면 양쪽 다 다치고, 트럼프로선 얻을 이득이 없는 만큼, EU와 무역전쟁이 발발해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