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핀란드 정상과 만나 쇄빙선 구매·개발 등 협력에 나설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불태우는 가운데 쇄빙선 확보를 통해 북극 자원 개발 및 전략적 거점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J D 밴스 미 부통령도 최근 그린란드를 방문해 영토 합병을 위한 포석을 깔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통치 구상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카운티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라운딩했다”고 적었다.
그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트레이 고우디 전 하원의원, 왕년의 골프 스타 게리 플레이어 등과 함께 라운딩하며, ‘회원-게스트 토너먼트’에서 우승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투브 대통령과 나는 미국과 핀란드 간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길 고대한다”며 “여기에는 미국이 절실히 필요한 대규모 쇄빙선 구매·개발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핀란드는 세계 최대 쇄빙선 생산국이다. 전 세계 약 80% 쇄빙선이 핀란드 기업에 의해 설계되며, 이 중 약 60%가 핀란드 조선소에서 건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핀란드와의 쇄빙선 협력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북극 자원 확보와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유럽에서 북미로 가는 최단 경로가 그린란드를 통과한다. 이 섬 최북단에 있는 미 공군 우주사령부 산하 피투피크 기지는 탄도미사일 조기 경보 시스템 운용에 필수다.
또 그린란드에는 석유와 가스, 희토류 등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와 중국도 그린란드를 북극 항로 개척과 자원 개발 거점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위해 쇄빙선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 28일 피투피크 기지를 직접 찾아 쇄빙선과 관련한 더 많은 투자가 요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그는 이날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린란드를 100% 손에 넣을 것”이라며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편입할 가능성이 크지만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을 옵션에서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편입이 러시아와 세계에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이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런 건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신경도 안 쓴다”며 “그린란드는 매우 다른 사안이다. 이는 국제 평화의 문제이고 국제 안보와 힘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중국, 그리고 다른 많은 나라들에서 온 선박들이 그린란드 인근 해역을 항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세계나 미국을 해칠 수 있는 일들이 일어나도록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그린란드를 방문한 밴스 부통령을 향해 불쾌감을 드러내면서도 북극 안보 강화를 위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전날 덴마크가 그린란드 안보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라스무센 외무장관은 X(옛 트위터)에 영상으로 답변을 게재하고 “우리는 비판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만, 비판이 전달되는 방식의 어조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는 가까운 동맹국에 말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미국이 그린란드에 더 많은 군대를 배치해야 한다는 점을 존중한다”며 “우리는 그린란드와 미국과 이 문제를 논의하는 데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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