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상 첫 걸음…실제 타결까지는 먼 길 관측도

  • 신화통신 "갈등 격화 막기 위한 긍정적이고 필요한 조치"

  • 전문가 "미·중 무역 관계가 정상화될 가능성 희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 명령에 서명한 후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트럼프 2기 들어 미·중 양국이 처음으로 고위급 대면 회담을 하고 통상 문제를 논의한 가운데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일단락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첫 만남인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책을 도출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협상을 앞두고 관세 인하 카드를 제시했다. 그는 현재 145%인 대중국 관세에 대해 "80%가 중국에 적절해 보인다"며 관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회담 하루 전에도 "10%가 기본 관세율"이라면서도 "특별한 무언가를 해준다면 예외를 볼 수 있다"고 언급하며 우호적 제스처를 취했다. 뉴욕포스트(NYT)와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50%대 관세 인하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줄곧 중국이 요구해 온 관세 인하를 실행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스위스 협상과 관련해서도 "미국이 진정 협상을 원한다면 일방적인 관세 조치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직시하고, 진정성을 보이며 잘못된 관행을 시정해야 한다"며 미국이 선제적으로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하 언급은 어디까지나 상징적인 제스처에 그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2기 들어 급격히 냉각된 미·중 관계 해빙에 긍정적 작용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시하고 있는 '좀비 마약' 펜타닐 유입 문제에 대해 협조 가능성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중국 대표단에 왕샤오훙 공안부장이 포함됐는데 왕 공안부장은 안보와 마약 단속 분야 최고위급 인사로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 명분으로 삼은 중국산 펜타닐 원료 밀수출 논의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의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윤선 연구원은 "왕 부장이 참석한 것은 한 가지를 의미한다"며 "펜타닐이 회담 의제로 오를 뿐만 아니라 현시점에서 미·중 무역 논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펜타닐) 문제에 대한 중국 측 협조 의지가 그들의 무역 협정 타결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미·중 모두 협상 타결을 위해 서로가 원하는 카드를 준비하고 진심으로 회담에 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에서는 중국 측이 타결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이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미국 상무부 고위 관료를 지낸 윌리엄 라인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고문은 "트럼프는 중국이 우리를 더 필요로 한다고 확신하지만 중국 역시 우리가 그들을 더 필요로 한다고 생각할 것 같다"며 이러한 견해 차이가 협상 타결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리 허프바우어 PIIE 객원 연구원 역시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에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미·중 무역 관계가 정상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실질적인 합의보다는 향후 후속 회담을 위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1기 및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미국무역대표부(USTR)에서 근무한 에밀리 킬크리즈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이번 협상에 대해 “어려운 협상의 초기에 취해지는 신뢰 구축 단계로 봐야 한다"며 "이후 외교적·정치적으로 양측 간에 주고받는 것이 있을 것이고, 실질적인 협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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