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APEC···이재용·정기선·신동빈 등 7대 그룹 총수 경주로

  • 삼성 이재용, 젠슨 황과 개별 면담 통해 '반도체 협력' 논의

  • LG 구광모, 사업보고회 기간임에도 시간 쪼개 경주행

  • HD현대 정기선, 회장직 오른 후 첫 글로벌 데뷔 무대

서울역 대합실 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홍보 영상물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역 대합실 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홍보 영상물 모습 [사진=연합뉴스]

7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국내 주요 기업 수장들이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집결한다. 각국 정상 및 빅테크 기업인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쌓고 글로벌 경제 어젠다에 긴밀하게 대응하겠다는 조처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7대 그룹 총수들이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경제 포럼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대거 참석한다. 오는 28일 환영만찬을 시작으로 글로벌 경제 화두를 둘러싼 글로벌 경제 리더들과 본격적인 협의에 나선다.
 
이재용 회장은 APEC CEO 서밋에 참석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회동한 후 약 2개월 만에 이뤄진 공식 만남이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급을 놓고 엔비디아와 오랫동안 물밑에서 사업 관계를 맺어 왔다. 이와 별도로 이 회장이 직접 나서서 젠슨 황을 개별적으로 만나며 양사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서울에서 이뤄지는 황 CEO와 개별 면담과 별도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모인 확대 간담회에도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반도체 산업 투자 확대 및 지원 정책을 위해 정부 고위 관계자와 머리를 맞댄다. 이 회장은 글로벌 종합반도체기업(IDM)의 사령탑으로서 글로벌 반도체 전략 구상에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APEC CEO 서밋을 주관하는 최태원 회장은 주요 굵직한 일정을 일일이 챙긴다. 28일 열리는 '퓨처 테크 포럼:인공지능(AI)' 행사에 기조 연설을 맡으며 아시아·태평양 국가 간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 구축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 외교 정상들이 경주를 찾는 만큼 최 회장도 국내 재계를 대표해 보호무역주의 시대의 경제 해법을 제시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사인 만큼 최 회장 역시 젠슨 황과 개별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측된다.
 
정의선 회장은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등 하드웨어 중심의 '버티컬 AI'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미 정부의 자동차 관세 15% 부과가 올 하반기와 내년 최대 사업 변수로 급부상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와 관세장벽 해소를 위한 협의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8일 정 회장은 미국 정재계 인사가 모인 '골프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재계와 정부 모두가 경주 APEC 회의를 위해 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한미 통상문제 해결 의지를 우회적으로 전한 바 있다. 

구광모 회장도 그룹 사업보고회가 이뤄지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경주로 발걸음 한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의 생산법인이 미 테네시주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LG그룹은 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현지 지원 확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구상을 위해 경주에서 총력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구 회장 외에도 조주완 LG전자 대표,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등 주요 LG 계열사 경영진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통, 방산, 조선 등을 글로벌로 확대하려는 기업인들도 경주로 발걸음을 옮긴다. 신동빈 회장은 글로벌 경영인들과 면담을 통해 유통·식품·관광 등 롯데의 사업 강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지원 체계를 논의한다. 특히 신 회장은 정부의 지난 방미 경제사절단에 빠지며 글로벌 세일즈 기회를 놓친 만큼 이번 APEC 행사에서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탄탄하게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롯데는 이번 APEC CEO 서밋 공식 후원사로써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롯데백화점·롯데호텔 등 주요 고객 접점 사업장에 행사 홍보 영상을 송출하며 국가 행사 홍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27일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 기조 연설자로 연단에 서며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대한 HD현대그룹의 준비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릴 전망이다. 회장 취임 후 첫 글로벌 데뷔 무대다. 이날 정 회장은 AI, 탈탄소 솔루션, 제조혁신 등 조선업의 미래를 이끄는 HD현대의 기술력을 소개하고 글로벌 조선 협력 비전을 제시한다.
 
정 회장은 포럼에 참석하는 각 연사들과 별도 세션을 통해 세계 조선 업계 간 공동 혁신과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한화그룹도 같은 날 '퓨처테크 포럼:방산' 에서 한국형 방산 솔루션과 미래 기술 비전 소개에 나선다. 최근 K-방산 세일즈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이날 경주에서도 국내 방산 산업 홍보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60조 원 규모의 잠수함 사업을 추진 중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김 부회장은 범정부와 함께 전방위 세일즈가 펼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등도 '퓨처테크 포럼:유통'에 참여해 각국 귀빈들과 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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