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퇴출' 7월부터…금융위, 상폐 규정 개정 승인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전경 사진금융위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전경 [사진=금융위]

오는 7월부터 ‘동전주 퇴출’이 본격화된다. 금융당국이 시가총액·동전주·공시위반 기준까지 대폭 강화하면서 하반기 증시에서 퇴출 압박을 받는 기업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좀비기업 정리’ 국면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열린 제9차 정례회의에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 시행을 위해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개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발표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실제 규정에 반영한 것으로, 코스피·코스닥 시장 모두 시가총액·동전주·완전자본잠식·공시위반 등 4대 상폐 요건이 대폭 강화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가총액 기준 강화다. 기존에는 코스피 상장 유지 기준을 2027년 300억원, 2028년 500억원으로 단계 상향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앞당겨 올해 7월부터 300억원, 내년 1월부터 500억원으로 높인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200억원, 300억원으로 상향된다.

상폐 판정 방식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10거래일·누적 30거래일’ 기준을 충족하면 상폐를 피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연속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 일시적인 주가 부양으로 상폐를 회피하는 사례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시장 충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동전주 퇴출’이다. 금융당국은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을 상장폐지 요건으로 새로 도입했다.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내 연속 45거래일 동안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그동안 일부 기업들이 대규모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통해 액면가만 높여 상폐를 피했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우회 방지 규정도 함께 도입됐다. 최근 1년 내 주식병합·감자를 실시한 기업은 동전주 관리종목 지정 이후 추가 병합·감자가 금지되며 10대 1을 초과하는 과도한 병합도 제한된다.

감사의견 거절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감사의견 거절(한정 포함)을 받은 기업은 코스피 12곳, 코스닥 42곳 등 총 54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7곳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감사의견 문제를 해소하고 정상 기업으로 복귀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점이다. 지난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57개 기업 가운데 올해 ‘적정’ 의견을 회복한 곳은 8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기업들은 재차 감사의견 거절을 받거나 상폐 절차에 들어갔다.

특히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도 강제 퇴출 사례가 늘어나는 흐름이다. 최근 3년간 코스피 시장에서는 1분기 상폐 결정 사례가 없었지만 올해는 벌써 대동전자, 국보, 웰바이오텍, 아이에이치큐, KH필룩스 등 5개사가 시장에서 퇴출됐다.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들도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금양은 최근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KC그린홀딩스와 범양건영, 삼부토건 등도 연속 부적정 의견을 받았다.

여기에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까지 상폐 심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기존에는 사업연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만 형식적 상폐 요건이었지만 앞으로는 반기 기준 자본잠식도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공시위반 기준 역시 강화된다. 최근 1년간 공시벌점 누적 기준은 기존 15점에서 10점으로 낮아지며 중대·고의적 공시위반은 단 한 차례만 발생해도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편을 통해 ‘상장은 쉽고 퇴출은 어려운’ 국내 증시 구조를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지원하고 부실기업은 신속·엄정히 퇴출하는 ‘다산다사(多産多死)’ 시장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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