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불량으로 재산 피해를 내고, 선로 작업자들을 사망하게 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에 총 18억6000만원에 달하는 무거운 과징금 처분이 내려졌다. 이들 기관은 정부 승인 없이 정비 주기를 임의로 늘리는 등 철도 안전관리체계를 임의로 변경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철도안전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열고 철도안전법을 위반한 코레일(3건, 10억2000만원)과 에스알(2건, 8억4000만원)에 총 5건의 위반 행위로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고 9일 밝혔다.
가장 큰 과징금이 부과된 건은 지난 2024년 10월 발생한 경부고속선 SRT 열차 부품 탈락 사고다. 당시 천안아산역에 진입하던 SRT 열차의 동력전달장치(트리포드)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며 49억 5000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심의위는 에스알이 고장 차량을 정비 후 운행해야 하는 유지보수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 재산 피해액 20억원 이상 기준을 적용하고 7억2000만 원의 과징금을 징수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해 2월 동해선 근덕역에서 정비 도중 전철모터카 제동이 풀려 작업자가 협착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서는, 코레일의 작업계획서 미작성 등 과실이 인정되어 3억6000만원이 부과됐다.
같은 해 8월 경부선 청도~남성현 구간에서 안전점검 용역 작업자들이 선로를 걷다 무궁화열차에 치여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향 방향(열차를 바라보고 걷는 방식)으로 선로 외측을 순회해야 하는 기본 세칙을 지키지 않은 배후에 코레일의 관리 부실이 지목됐다. 심의위는 사망사고 기본 기준(3억6000만원)에 법정 최고 수준의 가중치(2분의 1)를 더해 코레일에만 5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운영기관들의 조직적인 ‘안전 편의주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코레일과 에스알은 승인받은 철도안전관리체계를 무시하고 부품 정비 주기를 멋대로 연장하거나 유지관리 항목을 무단 축소·삭제해 오다 적발됐다. 코레일은 177건의 항목을 임의 삭제했고, 에스알 역시 15건의 주기를 무단 연장했다. 정부는 안전관리체계 무단 변경 죄책을 물어 양사에 각각 1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추가 배정했다.
조성균 국토교통부 철도안전정책관은 “선로작업 안전수칙 위반과 불법 차량 개조, 안전관리체계 무단 변경은 현장 작업자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 사고로 직결된다”라며 “철도안전법령 위반 행위에 대해 예외 없이 엄중히 조치하고,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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