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물가에 따른 민생 부담을 덜기 위해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식품업계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한 업계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권재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식품제조업체 대상 '물가안정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이달 19일 경제부총리 주재 민생물가 점검회의 논의에 이어 식품 물가안정을 위한 업계 소통 차원에서 마련됐다. 업계에서는 씨제이(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삼양식품,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식품제조업체 6개사 임원진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농식품부는 최근 전 세계적 유가·곡물가격 안정과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가공식품은 여전히 7~8%대 높은 상승세를 지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일부 업체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여타 업체의 부당한 가격 인상이나 편승 인상으로 연결될 경우 민생 부담을 가중시키고 물가안정 기조의 안착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히며 엄중한 물가 여건에서 식품기업의 역할을 주문했다.
권재한 실장은 " 고물가로 어려운 시기 많은 경제주체들이 물가상승 부담을 참고 견디는 상황"이라며 "식품업계는 대체적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고 있는 만큼, 물가안정을 위한 업계의 협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피 상장 식품기업 36개사의 올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12%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권 실장은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5~6월 최고점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환율 상승으로 부담이 다소 있기는 하나 4분기 이후 식품기업의 원자재비 부담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정부도 밀가루 가격안정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고, 식품원료에 대한 2023년 할당관세 연장도 검토하는 등 업계 비용부담 완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인 만큼 업계 차원에서도 경영효율화 등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권 실장은 "한 번 오른 식품가격은 떨어질 줄 모른다는 소비자들의 비판을 겸허히 경청하고 고물가에 기댄 부당한 가격 인상이나 편승 인상 자제가 요구된다"며 식품업계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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