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은 31일 논평을 내고 "자본시장은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하고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필수 조건"이라며 "이를 무시하고 파행적으로 진행된 고려아연 임시주총은 그동안 정부, 국회 및 전 국민이 간절히 바랐던 '한국 증시의 선진시장 진입' 희망을 무참히 짓밟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시주총 하루 전날인 22일 오후 최윤범 회장 측은 영풍 지분 10.3%를 호주에 설립한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로 넘겨 고려아연 지분 25%가량을 들고 있는 영풍의 의결권을 묶었다.
의결권 지분을 과반 가까이 확보한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이 이사 14명을 선임시켜 이사회를 장악할 것이 확실시되자 신규 상호출자를 형성해 이들의 공격을 방어한 것이었다.
포럼은 "주주들의 의결권을 강탈해 주식회사의 존립을 허무는 행위, 특정 주주의 사익을 위해 회사의 자산과 회사의 법률행위 능력이라는 법인격을 동원한 것 자체, 그리고 주주들의 가처분 신청권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주총 전날로 지분 거래 타이밍을 잡은 것 모두 주주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 인수·합병(M&A)은 사회적 논쟁의 크기가 큰 만큼 그 자체로 시장의 프랙티스(practice·관행)로 굳어진다"면서 "어떤 사회가 대형 M&A를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거버넌스 규범의 형성 차원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이에 반해 고려아연은 회삿돈으로 자사주를 공개매수했고, 주주 권리를 희석하는 일반공모를 하려 했다"며 상호주 역시 회사의 돈이 쓰인 것이며 회사와 주주의 부담으로 지배력을 유지하려 한 잘못된 사례라고 꼬집었다.
포럼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꼼꼼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며 "최근 LG, 두산, 현대차가 모회사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해외법인 현지 상장을 강행하는 것 같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많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외국 자회사를 악용한 상호출자를 통해 '패밀리'의 지배력을 부당하게 확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