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관세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국제유가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면 국제유가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62.82달러로, 전장 대비 1.39달러(2.16%) 하락했다. 또한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59.58달러로 거래를 마쳐 전장 대비 1.12달러(1.85%) 하락했다. WTI 선물 가격이 6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1년 4월 이후 4년 만이다.
국제유가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강행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경기침체 확률을 종전 35%에서 45%로 상향했고, JP모건은 미국 및 글로벌 경기침체 확률을 종전 40%에서 60%로 올렸다. 이는 원유 수요 감소 전망으로 이어지면서 유가는 4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산유국들의 증산 역시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는 다음 달부터 산유량을 당초 계획의 3배 수준인 하루 41만1000배럴(BPD) 증산하기로 깜짝 결정을 내렸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원유 감산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는 조치의 일환이다.
이처럼 원유의 수요 감소 및 공급 증가가 맞물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12월 브렌트유 및 WTI 유가를 각각 배럴당 62달러, 58달러로 예측했고, 내년 12월 전망치는 각각 55달러와 51달러로 제시했다. 또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둔화 및 OPEC+의 감산 완전 정상화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WTI유 가격이 내년 말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유가 하락 시 미국의 셰일 감산 전망 및 올해 미국의 경기침체가 심각하지 않을 가능성으로 미루어 볼 때 브렌트유 유가가 지속적으로 배럴당 40달러를 밑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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