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ESS 집중… 캐즘 돌파구 마련 '분주'

  • LG엔솔 ESS 10조원 수주

  • 삼성SDI LFP 배터리 내년 양산

  • SK온 사장 직속 사업실 꾸려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된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ESS는 배터리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분야로 떠오르며 각 사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옴론과 오는 12월부터 5년간 약 2GWh 규모의 가정용 및 상업용 LFP(리튬인산철)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 태양광 기업 F사와는 1조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고 유럽 34개사와는 1조 2000억 원 규모의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LG는 미국 미시간과 폴란드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 전용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미시간 공장은 5월 폴란드 공장은 연말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면서 ESS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전력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에 6.3GWh 규모의 NCA ESS 배터리 공급을 시작했다. 이 중 4374억원어치는 오는 11월까지 납품된다. 삼성SDI는 울산 사업장에 LFP 파일럿 생산설비를 구축해 올해 시범 생산을 거쳐 내년부터 약 10GWh 규모로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ESS 수요 증가에 대비한 선제 조치다.

SK온은 지난해 말 ESS 사업실을 사장 직속 조직으로 격상하고 연구개발과 기획 수주 기능을 통합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에너지 기업 IHI테라선솔루션스와 ESS용 배터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온은 배터리를 공급하고 IHI테라선은 변압기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완제품을 북미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유휴 설비를 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ESS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는 향후 10년간 ESS 시장이 지난해보다 7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글로벌 ESS 설치 용량은 69GW 161GWh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배터리 가격 하락이 ESS 시장 확대를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드맥킨지는 ESS용 배터리 컨테이너 비용이 2030년까지 kWh당 160달러에서 100달러 이하로 약 40%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ESS는 향후 태양광 발전과 결합한 시스템이 가장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 기술 발전과 가격 하락이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배경이다. 이 같은 변화는 2035년까지 전력 공급 방식의 중심축을 바꿔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 ESS는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며 "국내 배터리 3사가 중국 LFP 강자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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