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MM,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확장 [사진=연합뉴스]
포스코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전에 사실상 시동을 걸었다.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 부진 속에서 해운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행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형 로펌 등과 계약을 맺고 ‘자문단’을 꾸려 HMM의 사업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포스코그룹 측은 "향후 성장성이 유망하고 그룹 사업과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검토하는 단계"라며 "인수 참여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자문단까지 구성해 사업성을 따지는 것을 두고 포스코가 인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현재 HMM의 시가총액은 약 23조원 수준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상반기 말 기준 약 7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단독 경영보다는 공동 참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하림그룹과의 매각 협상 결렬 이후 HMM 매각을 중단한 상태다. 다만 신임 회장이 선임되는 대로 연내 매각 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그룹은 포항제철 시절 거양해운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1995년 거양해운을 한진해운에 매각하며 해운업에서 발을 뺐지만, 이번에 HMM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철강 물류와의 직접적 시너지뿐 아니라 새로운 수익원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룹의 주력인 철강 사업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미국발 관세 부담,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미래 사업으로 키운 이차전지 소재 분야도 정체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해운업 진출이 돌파구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이 공식적으로는 '검토 수준'이라고 하지만, 자문단까지 꾸린 것은 인수 가능성을 열어둔 행보"라며 "산은 매각 작업이 재개되면 본격적인 참여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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